볼링의 여신
볼링,
1-2-3-4-
공이 레인을 가르며 굴러가고
핀에 부딪힌다.
타타타탁-
윈드밀을 그리며 시원하게 회전하는 핀들 그리고 그 핀에 맞아서 다시 쓰러지는 핀들
상쾌함을 머금고 뒤를 돌아 동료와 손바닥을 마주치며 한끗 웃는다.


그 시작은 단순하다. 몇년전 우연히 볼링장에 한번 가보았고 기본적인 포스텝만 배우고 와서 그 당시 우리가 갈곳이란 당구장,게임방,술집으로 극히 제한되어 있었기에 새로운 문명에 대해 나는 선구자적 입장을 자랑을 하였다.

새벽숲 : 나 볼링장 가봤다.
친구 : 그래, 가자

그렇게해서 친구는 볼링장 1회경험의 우수한 나에게 볼링을 배웠고, 옆레인에서 치던 사람들을 유심히 보던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친구 : 넌 안되겠다.


                        -새벽숲의 스페어 장면-

그 후로도 재미들려서 가긴 했지만, 그 꾸준함이 없이 한동안 잊고 살다가 생각나면 가고 잊고 살다가 어쩌다 가고 하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물론, 제대로 배운적도 없이 그냥 막무가내로 다니는거다 보니 벌써 몇년이 흘렀지만 항상 제자리에서 점수가 맴돌는건 물론이다.

수 많은 사람들이 있듯, 사람마다의 포즈도 다 틀리다. 그래 그래 어차피 공이야 굴러가 핀을 쓰러트리면 되지 않는가 포즈의 아름다움까지 점수로 환산하는 예술볼링도 아닌데 마음가는데로 치자고.
그러나, 어째서 나의 공은 일직선으로만 가는거지 당장 옆만 봐도 공이 휘어들어가고 있어! 우어-

청년은 볼링공에 스핀먹이는 사람들에 대해 동경을 품어 그들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이제야 청년은 볼링교본을 찾아보고 옆사람들의 포즈를 유심히보고 했지만 결국 되지를 않자 화를 내며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청년은 손가락 끝을 살짝 튕겨서 미약하게나마 볼링공에 스핀을 먹일 수 있어서 운 좋은 날에 140점대를 기록하거나 하다하다못해도 겨우겨우 100점은 턱걸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만족의 나날들

"볼링이란 말이야. 파도와 같아서 내려갈 때가 있으면 올라갈 때도 있는거야. 내가 지금은 102점밖에 못쳤지만 기다려보라고 한번만 쏟구치는 파도를 타며 거침없이 점수가 올라 갈 테니"


                     -친구A군의 스트라이크 장면-

그러나, 얼마 전 회식자리에 간단히 200점을 넘기는 팀장님의 볼링을 보고난 두 어린 청년들은 어버버-충격을 받은 나머지 볼링에 불타오르기 시작해 지난 토요일 저녁에 명지대 근처 볼링장을 찾게 되었다.

가혹할지라, 가혹한 운명의 여신들이 그대들을 기다리고 있었나니.

볼링장에 들어서는 순간, 환한 빛이 나며 네명의 처자들이 눈에 보였나니. 하늘거리는 몸매와 밝은 미소를 짓는 그녀들을 보자마자 내 머리속에 꼿혔어요.

"재네 옆만 아니면 되겠다."

그러나, 운명의 6번 레인. 볼링의 여신들이 있던 5번레인과 기둥으로 막혀 있던 5번레인. 그래서, 서로 차례를 확인하라고 레인 사이 앞에 전신거울이 붙어있는 6번레인.

살짝 분홍빛이 감도는 자켓에 짧은 청 주름치마를 입은 여신님의 하이얀 다리가 보일 때마다 시선이 절로 가게 되어 내 공은 엉뚱한데로 간다. 아아, 난 오대수가 아니야. 15년동안 살아있는 여자구경도 못해보지 않았다고! 저항하지만 이미 머리속은 텅 비어 내가 볼링을 치는건지 늘씬한 다리를 구경하는건지 볼링공 굴러와 나를 쓰러트리는건지 모르겠다. 시선이 다른데로 가있다보니 포즈는 균형은 잃고 손은 지멋대로 나가버리고 점수는 안쓰럽게 나오고 결정적으로 하얗게 타버린 나는 그나마 이어오던 나의 볼링포즈마저 잃고 말았다.

그 가혹한 여신들이 떠나고 난뒤 최면술에 깨서 주위를 둘러보니 이미 3번째 게임째인데 기억나는게 하나도 없더라. 그리고, 바보가 되어 안좋은 습관들만 남겨놓은채 처음으로 볼링을 배우는 사람이 되었다.

아아, 볼링의 여신님 가실꺼면 저도 데려가시지 왜 그동안 쌓아놓은 경험까지 가져가셨나요.


by 새벽숲 | 2007/03/28 13:12 | 맑은 오후 앉아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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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a Spring Sun.. at 2007/03/28 15:48

제목 : 실체가 밝혀졌습니다
볼링의 여신 두줄로 설명끝....more

Commented by sujikiss at 2007/03/28 15:11
미니스커트..
Commented by 천재강림 at 2007/03/28 16:16
살짝 분홍빛이 감도는 자켓에 짧은 청 주름치마를 입은 여신님의 하이얀 다리....... 하악..
Commented by 천재강림 at 2007/03/29 10:20
글의 요점은 짧은 치마에 하얀 다리?
Commented by 새벽숲 at 2007/03/30 11:00
[sujikiss] ......-_-
[천재강림] 그 때 저와 같이 미니스커드에 시선이 고정되시던 분 아니시던가요?
Commented by 천재강림 at 2007/04/09 16:37
새벽숲// 난 미니스커트에 시선 고정 안했음... 그밑으로임
Commented by 저공비행사 at 2007/04/17 14:28
살빠지셨소? 왠지 뒷태가 날씬해보이요~, 볼링하면 살빠지나?
나는 손가락만 아프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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